서울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 특별전이 서울시민과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20일 국립민속박물관에 따르면 ‘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이라는 부제의 이 특별전을 보기 위해 개막일인 지난 19일부터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도 다수의 국내외 관람객이 전시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번 전시는 울산 문화의 정체성을 조명하는 것으로 선사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울산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보다는 사람들의 삶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전시장에는 울산에 정착한 사람들의 얘기가 적혀 있다. 제주도 서귀포 출신의 김길춘(70)씨의 말이 이번 전시 제목을 잘 설명해 준다.
김씨는 “처음 울산에 왔을 때는 딱 6개월만 있다가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제 울산 온 지가 48년째 다 되네요. 47년간의 삶의 궤적이 여기 다 있어요. 내가 제주도 가면 울산 자랑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너 울산사람 다 됐네!’ 그런 이야기도 듣습니다”라고 말했다.
전시장 복판에는 울산의 지형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대형 미디어 테이블이 설치됐다.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울산의 변천사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물이다.
증강현실 기법을 활용한 전시도 눈에 띈다. 스마트폰으로 선사시대 고래잡이 장면과 사라진 바닷가 마을의 풍경들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대자동차 직원의 작업복, 해녀들의 잠수복 등을 통해 근현대 울산 사람들의 삶도 조명했다. 일제강점기 방어진에서 살았던 일본인 이시모토 카즈에(石本一枝)씨가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그린 방어진 마을 지도도 전시돼 있다.
부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일본인 나카야마(65)씨는 “울산은 참 다이내믹한 도시로 보인다”며 “꼭 한번 방문해 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2017 울산방문의 해’와 ‘울산민속문화의 해’를 기념하고 홍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천진기 민속박물관장은 “울산은 선사시대 고래잡이부터 고대 철 생산, 현대의 중화학공업까지 최첨단 기술을 가진 도시였다”며 “이러한 울산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고심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 신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