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파티

서울시립미술관의 SeMA Green은 한국의 현대미술을 세대별로 조망하는 삼색전 중에서 원로 세대의 미술적 성과를 살펴보고, 한국 미술의 현 주소와 미래를 가늠해 보는 전시입니다. 올해는 시각 디자이너 안상수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를 초대합니다.

 

<날개. 파티>라는 제목은 디자이너 안상수와 파티의 교장을 칭하는‘날개'와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의 줄임 이름인‘파티'의 협업 프로젝트를 나타냅니다. 전시의 첫 번째 파트인‘날개’부분에서는 활동 초기의 <안상수체>부터 시작해서 근래의 <문자도>까지 작품들을 차례로 경험하는 문자의 비물질성에 초점을 맞춰 구성되었습니다. 글꼴 디자인, 로고 모양 디자인, 포스터 제작, 벽면 드로잉과 설치, 문자 퍼포먼스, 실크스크린, 도자기 타일 등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통해 '한글'을 작업해 온 안상수의 표현 세계를 살펴보면 '문자'에서 출발한 여러 시각 요소들의 결합과 반응으로 지각의 차원이 확장하고 언어의 상징적 의미와 조형적 체계가 분리되는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날개’의 존재 근간에 한글이 위치한다면,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는‘한글’의 의미를 확장하여 가장‘우리다운 교육’을 찾아 다양한 층위에서 교육적 실험을 행하는 디자인 공동체이자 교육 협동조합입니다.

 

전시의 두 번째 파트인 ‘파티’ 전시 부분에는 2012년 2명의 학생들과 함께 시작한 예비학교를 거쳐 올 해 14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만들어 온 지난 기록을 아카이브 형태로 구축하고, 이것을 일시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임시 교실과 작업실이 마련됩니다. 이곳에서 작동하는 현재의 이야기들은 학교라는 사회, 디자인 작업물의 경제적 순환, 유기적으로 연결된 총체적 교육의 중요성 등 현재 파티를 관통하는 주요 주제를 들여다보는 다양한 창구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재고되어야 할 교육의 방향성과 공동의 삶을 구현하고 일이 삶의 가치로 전환되는 디자인의 미래를 논의하는 계기를 마련해보고자 합니다.

 

전시와 함께 진행되는 파티 스승들의 워크숍과 각종 프로그램은 파티의 교육론을 구체적인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드러내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 문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