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대한민국의 젊은이 약 100만 명이 참전해 16만3천 명이 희생됐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채 우리 산하에 묻혀 있는 전사자는 아직도 12만 명이 넘습니다."
정전 협정이 체결된 지 64년이 흘렀지만 유해 발굴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국방부는 2007년 유해발굴감식단을 창설해 9천500여 위의 전사자 유해를 찾았고,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121위의 신원을 확인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창립 10주년을 맞아 특별전 '67년 만의 귀향'을 11일부터 6월 11일까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연다. 한국전쟁의 전개 양상을 살펴보고, 유해 발굴 작업의 성과와 현황을 소개하는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국성하 학예연구관은 "유해를 찾지 못한 가족들은 망자에 대한 그리움이 응어리처럼 가슴속에 남았다"면서 "1970년대 이후 중단됐다가 2000년대에 재개된 유해 발굴은 국가의 의무이자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헬멧, 전투화, 야전삽, 삼각자, 만년필, 약병, 빗 등 한국전쟁 전사자가 소지했던 각종 물품과 낙동강 방어선 전투일지, 전쟁일지 등 유해발굴감식단이 찾아낸 자료 2천여 점이 나온다. 또 한국전쟁 관련 사진과 영상 100여 점도 공개된다.
전시실은 크게 3부로 나뉜다. 제1부 '나라에 바친 생명'은 한국전쟁에 참가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젊은이의 면면을 조명한다.
이어 제2부 '잊는 수 없는 이들'에서는 2000년대 유해 발굴 작업을 통해 발견한 전사자의 물품을 벽면에 빼곡하게 배치해 보여준다. 약 50년의 세월이 흘러 세상 밖으로 나온 유품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제3부 '그리운 집, 가족의 품으로'는 유전자 검사와 정밀분석을 거쳐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한국전쟁 관련 영화와 음악 등을 선보인다.
이학기 유해발굴감식단장은 "한국전쟁을 경험한 세대의 고령화, 국토 개발과 전투 현장 훼손 등으로 인해 유해 발굴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번 전시를 계기로 유해 발굴 사업이 국민에게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은 유해가 가족을 찾아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 신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