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는 1960년대 말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더불어 최고급 요정 중의 하나였던 대원각 자리에 세워진 사찰이다.
성북동 깊숙한 산자락의 대원각 주인이였던 김영한 여사가 7000여평의 대지와 건물 40여동의 부동산을 법정 스님께 시주하면서 길상사라는 사찰로 거듭 태어난 곳이다.
요정에서 사찰로...흥미로운 곳이다.
일주문이다.
인터넷에서 김영한 보살에대해 찾아보았다.
갑자기 몰락한 집,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스스로 한성 기생 "진향"이가 되어야했던 열 여섯살의 소녀가 있었다.그녀는 가곡과 궁중무를 배워 권번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잡지에 수필을 발표하며 미모에 시와 글, 글씨, 그림, 춤, 노래 등...다재다능한 기생으로서 명성이 자자했겠지...
그녀의 이름은 김영한.
스물 세살의 영한은 흥사단과 조선어학회에서 활동했던 스승 신윤국의 도움으로 도쿄로 유학을 떠날 수 있었지만 스승이 투옥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해 함흥 감옥을 찾았다가 면화를 거절당한다.함흥 기생이 되면 지역 유지의 도움으로 스승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 그녀는 신지식의 여성에서 다시 기생의 길을 택하게 된다.
이 때,시인 '백석'과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김영한 보다 네 살 연상이였던 시인 백석은 일본 유학을 마치고 함흥 영생여고 영어 교사로 있다가 우연히 만난 기생 김영한과의 첫 만남에서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 이별은 없을 것'이라는 다짐을 하지만 백석 집안에서 기생에 빠져있는 아들을 가만 둘리 없고 서둘러 다른 여자와 결혼을 시켜버린다.결혼식 날 밤, 백석은 집을 빠져나와 그녀에게 달려와 함께 만주로 달아나자고 설득하지만 영한의 단호한 거절로 결국 백석은 홀로 만주로 떠나버리고 이것이 두 연인의 영원한 이별이 되었다.백석은 만주를 떠돌다 해방을 맞아 다시 고향 함흥으로 돌아왔지만 그녀는 이미 서울로 떠나고 난 뒤였고 그 후 백석은 북한의 체제 속에서 핍박을 받으며 기구한 삶을 살게 되었다.
평생 백석을 그리워한 여인 김영한은 백석의 생일인 7월 1일이 되면 하루 동안 음식을 입에 대지 않았다고 한다.그리고 당대의 요정인 대원각을 운영하면서 1996년 2억원을 출연하여 자신의 연인을 기리는 <백석문학상>을 제정하기에 이른다.같은 해, 7000여평의 대원각의 대지와 건물 40여동 등 1천억원 대의 부동산을 법정스님께 시주하여 길상사라는 절이 설립되었다.
처음 법정 스님께 대원각을 시주하려는 뜻을 밝혔을 때 법정스님은 "무소유"를 화두삼아 번번히 정중하게 사양하였다고 한다.결국, 대원각은 대한불교 조계종 송광사 분원으로 등록되어 길상사가 되었으니 법정 스님과는 무관한 사찰이다.
법정스님은 김영한 할머니에게 '길상화'라는 법명을 주고 108 염주 한벌을 손수 할머니 목에 걸어주었다고 한다.
김영한 할머니즌 1999년 11월 13일 오후 길상사 경내를 산책하면서 "나 죽으면 화장해서 길상사에 눈이 많이 내리는 날 뿌려달라"는 말을 남기고 이튿날 11월 14일 108 염주 한 벌을 목에 건채 83세의 나이로 그녀의 평생 연인이였던 '백석'의 곁으로 떠났다. 그 해 12월 14일, 길상사에 흰 눈이 많이 내리던 날,
스님들이 길상사 경내에 그녀의 유언대로 재를 뿌려주었다고 한다.
안쪽에서 보니 일주문이 거대했다.
범종각의 모습이 보이고...
마리아상을 닮은 관음보살상.
흥미롭게도 법정스님이 천주교신자한테 맞겼단다.
거의 모든사찰의 대웅전이 일자식인데반해, 여기는 ㄷ자식이다. 요정으로 사용되던 곳이라 그렇단다.
요정으로 사용되었던 흔적을 느낄수있는 담장이다. 안쪽모습.
바깥쪽모습으로 덕수궁, 창덕궁에서 볼수있었던 화려한 담장모습이다.
이곳은 김영한보살이 살아있었던 당시에 기거했던 곳인데, 지금은 내빈 접대장소로 사용된단다.
길상사만의 또하나의 장소.
요정으로 사용되던곳이라, 손님들이 여자데리고 자던곳.
지금은 요사체로 쓰인다니, 용도가 180도 바뀐곳이라 더욱 느낌이다르다.
꽃무릇을 보며 밖으로 나왔다.
기존 요정의 건물을 허물지않고, 그대로 사용�다는점에서 다른 사찰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요정에서 사찰로...대한민국에서 과연 길상사외에 다른곳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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