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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궁궐의 구조

메탈 2008. 4. 16. 16:51

궁궐의 구조


현재 보는 궁궐은 빈공간들이 많아 마치 공원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 조선시대에는 궁궐에 건물(전각)과 건물를
둘러쌓은 담과 문으로 시설물들이 빽빽하게 꽉차있었다. 우 리가 보는 궁궐에 남아있는 건물들은 가장 많이 세워졌을  때의 약 10%정도도 남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처음에 궁궐을 지을 때 원칙적인 기준으로 중국의 '오문삼 조'라는 방식을 참고 하였는데 오문삼조는 5개의 문이 있고 이 문에 따라 구역을 3개의 영역으로 구분하는 것이다. 비 교적 경복궁은 이 오문삼조의 형식에 맞게 건축되었지만 다 른 궁궐들은 그렇지 않다. 궁궐은 그 용도에 따라 공간을 내 전(內殿), 외전(外殿), 동궁(東宮), 주거공간, 궐내각사(闕內各司), 후원(後苑) 등으로 분류한다.

내전(內殿)

왕과 왕비의 공적‧사적 활동공간으로, 위치와 기능면에서 궁궐의 중심이 되며, 크게 대전(大殿)과 중궁전(中宮殿)으로 분류된다. 대전은 왕이 기거 하는 곳으로 왕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며, 주요 인물을 만나는 곳이므로 궁궐의 가장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편전(便殿)은 왕의 생활공간 안에 만들어진 업무공간이지만 때로는 외전에 속하기도 한다. 중궁전은 왕비가 기거하는 공간으로 궁궐의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다.


외전(外殿)

왕이 신하를 만나는 의식, 연회 그리고 사신접견 등 공식적 행사를 치르는 공간으로 가장 화려하고 권위가 있어 왕의 위엄을 드러내는 곳이다. 이곳의 중심은 "정전(正殿) 혹은 법전(法殿)"이라 부르는 건물로 경복궁의 근정전, 창덕궁의 인정전, 창경궁의 명정전, 경운궁(덕수궁)의 중화전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정전 건물 주변에는 회랑이라는 담이 둘러싸여 있고 그 둘러싸인 공간을 조정이라 부른다.


동궁(東宮)

세자를 지칭하는 말이면서 세자가 기거하는 공간을 말한다. 동궁(세자)은 다음 왕통을 이을 예비국왕으로 앞으로 떠 오를 태양과도 같으므로 동궁의 위치 또한 외전의 동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는 세자의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과 세자의 경호를 담당하는 부서가 함께 있다.


주거공간

외전과 내전 동궁주변에는 왕, 왕비, 세자 등 왕실사람들의 시중을 드는 내시, 궁녀, 군병들의 기거 공간이 자리를 잡고 있다.


후원(後苑)

궁궐의 북쪽에 조성되어 있는 왕실의 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어서 금원이라고도 불렀다. 이곳에는 산언덕과 아름다운 정자 등 휴식공간으로 잘 가꾸어져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휴식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고 과거시험을 치르기도 하고, 왕이 직접 군사훈련을 참관하기도 하였으며 내농포라고 하는 작은 논을 만들어 농사를 체험해 보기도 하였다.


궐내각사(闕內各司)

궁궐 안에 들어와 활동하는 여러 관청 관리들의 활동공간이다. 이곳에는 정치·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정규 관원들의 활동공간, 경비와 호위 등 군사관계업무를 맡는 군사기구, 왕실 시중과 궁궐의 시설관리를 맡는 관리기구 등이 있었는데 이를 통칭하여 “궐내각사”라 부른다. 여타 국가의 주요기관들은 주로 궁궐 정문 앞에 관청들이 위치한다. 광화문 남쪽 좌우에 의정부, 육조, 사헌부, 한성부 등이 있었는데 이러한 관서들은 궐외각사라 칭하기도 한다.

 
궁궐에서 볼거리들

 

부시 - 궁궐 건물 위를 보면 그물 같은 것이 쳐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을 ‘부시’라고 부른다. 전통 가옥의 처마는 새들이 둥지를 틀기 좋은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새들의 분비물로 인한 건물의 부식을 막고, 새를 잡아먹기 위해 뱀이 기둥을 타고 올라와 살생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 하기 위하여 부시를 설치했다고 한다.

차일고리 - 각 궁궐의 중심이 되는 근정전, 인정전, 명전전 등 법전의 기둥과 조정의 박석에는 둥근 쇠고리가 있다. 이 쇠고리는 중요 행사나 의례가 있어 관료들이 장시간 모여있을 때에 햇살이나 비를 가려줄 차일(천막)을 쳤는데, 이 고리가 바로 그런 차일을 치는 줄을 매던 고리이다.

- 법전 어귀에서는 다리가 셋이고 귀가 둘 달린 둥근 청동 솥을 보게 되는데, 이를 정이라 한다. 처음에는 흙을 구워 만들었으나 나중에는 청동으로 만들었고, 주로 고대 종교 의례나 국가의 큰 잔치 때 사용되었던 예식용 그릇 가운데 솥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는데, 중국의 옛 기록에 따르면 천자는 9개의 정, 제후는 7개의 정을 썼다는 기록이 있다. 이 구정(九鼎)은 왕권과 중국의 아홉 개의 주를 상징하며 또한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고 하늘의 복을 받기를 기원하는 상징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역시 왕권의 상징물로 보여진다.

박석 - 조정은 법전에 들어서면 보이는 조회를 하는 넓은 뜰을 의미한다. 조정에는 화강암으로 된 큰 돌들이 깔려 있는데, 이렇게 얇고 넓적한 돌을 박석이라고 부른다. 박석은 크기가 일정치 않으며 표면도 울퉁불퉁하다. 궁궐에 이런 돌을 깔았던 첫 번째 이유는 왕이 행사에 참가시 건물안에서 밝은 뜰 위에 서있는 신하들을 보게 되는데, 땅에 반듯한 돌들이 깔려 있으면 눈이 부시므로 난반사를 일으켜 빛이 분산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두 번째 이유는 당시의 관원들은 가죽신을 신었는데, 돼지 가죽으로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었다.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그런 가죽신이 미끄러지기 마련이니, 5센티미터 정도 되는 얇은 박석을 울퉁불퉁하게 처리하여 임금님 앞에서 행여나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조정(朝廷)에 있는 박석은 약간 바깥 쪽을 향해 경사가 져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써 비가 올 경우 박석 옆으로 물이 빠지게 되어 배수시설을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었다.


굴뚝 - 우리나라의 전통가옥에는 그 규모나 격식에 걸맞는 굴뚝을 만든다. 특히 경복궁의 후원 아미산의 굴뚝은 정말 아름답다. 그리고 굴뚝이 있는 것은 온돌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수 있다. 그리고 굴뚝위에는 작은집 연가가 있는데 이 연가는 연기속의 재를 걸러주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

드므 - 법전이 위치하고 있는 월대 위에 각 모서리에는 쇠솥처럼 생긴 것이 있다. 이것은 드므라고 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이곳에 물이 가득 담겨 있었다. 궁궐의 건물들은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화재 발생시 주로 대화재가 일어나므로 불을 끌수 있는 소방수를 갖다 놓은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정도 물을 갖고는 화재를 진압 할 수 없다. 이것은 일종의 의식용이다.

불귀신은 자기 얼굴이 얼마나 흉측하고 무서운지 알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불귀신이 불장난을 치기 위해 법전으로 달려 오다가 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보게 되는데, 평소에 자기 얼굴을 모르고 있던 불귀신이 자기 얼굴에 놀라 도망간다고 한다.

일월오악도 - 법전 안을 들여다 보면 임금님의 용상 뒤에 큰 그림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은 일월오악도, 일월오봉도, 일월오봉병(병풍)이라 부르는 것으로 왕권을 상징한다. 그림의 양쪽에 해와 달이 있고, 다섯 봉우리가 있으며, 소나무와 폭포, 그리고 푸른 물결이 그림을 구성하고 있다. 이 그림은 임금을 향한 백성들의 칭송과 나라 융성의 염원, 그리고 우주 질서에 대한 외경심이 나타나 있다.


잡상 - 큰 건물의 처마 마루에는 줄지어 앉아 진흙으로 만든 와제 토우를 말한다. 우리는 이를 잡상이라 부르는데 궁궐지붕위에서 잡귀를 쫓는 벽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잡상들의 모습은 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삼장법사 현장스님,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이다. 삼장법사는 가사장삼대신 머리에 갓을 쓰고 몸에는 갑옷을 걸쳤으며 눈은 부릅뜨고 다리를 벌리고 위풍당당하게 앉아있어 수행자의 모습이 아니라 오직 무사로서의 위엄을 갖추어 있고 손오공도 삿갓을 쓴 포졸의 모습이다. 이들은 주로 천지를 떠도는 잡신이나 귀신을 잡아 궁궐을 지키는 일종의 군사들인 셈이다.

잔디 - 궁궐을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잔디이나, 하지만 궁궐의 전통 조경에서는 잔디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궁궐에서 보이는 잔디들은 대부분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궁궐에 심어졌다. 잔디가 깔려있는 곳에 조선시대에는 건물들과 담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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