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융합예술 페스티벌 언폴드엑스 2025 Let Things Go : 관계들의 관계》는 ‘페스티벌’의 순수성을 탐구하고, 축제의 본질이 지닌 근원적 감각 - 몸의 리듬, 관계의 진동, 집단적 기쁨 - 을 다시 호출하려 한다.
언어가 있기 전 인류는, 몸의 움직임, 제스처, 리듬, 목소리의 억양, 표정, 호흡의 패턴 등을 통해 공동체적 감각의 행위, 즉 ‘함께 느끼기’를 했었다. 그들에게 이러한 행위는 세계를 이해하는 공동의 수단이었고, 행위를 통해 발생하는 전율과 진동은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적 기술이 되었다.
상상하건대, 어느 날 아름다운 붉은 노을이 누군가의 목소리를 자극했고, 그 소리가 다른 이의 몸을 움직이게 했으며, 그 움직임은 공기를 흔들고, 공기의 진동은 집단적 리듬을 만들었으리라. 개별적 영향이 서로에게 스며들며 관계를 만들고, 그 관계가 변형과 반복을 거쳐 집단의 기쁨, 즉 축제를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축제의 역할은 종교적 제의로, 위계와 맞서는 민중적 항거로, 자본과 기술의 정치적 도구로 변모했다. 축제는 유기적 연결망이기보다, 확정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시스템처럼 기능하게 되었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페스티벌을 단순한 유희가 아닌, ‘일상의 규범과 위계가 뒤집히는 시간’이자 ‘다른 질서’를 예행 연습하는 실험의 장이라고 정의했다. 그의 말처럼, 느슨해진 질서 안에서 <Let Things Go : 관계들의 관계>는 이 세계가 독립된 개체들의 나열이 아니라, 끊임없이 ‘서로를 매개하고 함께 변형되며 서로를 통해 다시 재조립’되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 <Let Things Go>는 ‘차이’에 대한 인정과 받아들임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사회학자 브루노 나투르의 “사회란 우리를 결속시키는 어떤 것이 아니라, 결속되어 가는 그 과정 자체이다.”의 말처럼, 올해 언폴드엑스 페스티벌은 완성된 결과들의 전시이기 보다는, 참여하는 모든 것들이 사람, 기술, 사물, 공간, 소음, 진동, 시선, 전기회로, 개념, 행위 등 동등한 행위자로서 서로를 매개하며 유기적인 연결망을 생성해 내는 ‘과정’에 더 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축제 기간 13일 내내, 이 과정이 멈추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뿐만 아니라 저녁 공연, 시네마, 토크 등의 다양한 해프닝 등을 구성했다.
지구상 존재하는 모든 춤의 몸짓 언어들, 세계를 바라보는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관점들, 비인간적 존재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간의 역사, 기술로 쓰는 허구의 서사, 규범을 해체하는 성정체성의 감각 등, 예술과 기술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생성된 수많은 세계의 조각들을 ‘축제’라는 이름으로 다시 연결하고자 한다. - 안내문











아누크 크라이토프는 사진, 조각, 콜라주, 영상, 웹 기반 작업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시각 예술작가다. 작가는 다학제적 실천으로 작품에 접근한다. 동시대적 현안을 개인적 경험과 연결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덧없음과 혼란이 드러나는 순간들을 포착하고 이를 시각적 형태로 전환하는 작업을 한다. 2003년 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한 뒤, 현재 벨기에 브뤼셀과 수리남 보토-파시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차크람 응은 홍콩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악기 발명가이자 사운드 아티스트이며, 오블릭 사운드워크의 설립자이다. 작가는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난 악기와 사운드 조각을 제작하며, 기존의 상호작용 방식을 뒤흔드는 실험을 이어간다. 작가의 작업은 연주자의 몸짓이 악기의 반응과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며, 스포츠, 게임, 일상 사물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낯선 감각의 영역으로 전환한다.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운드스케이프가 탄생할 가능성이 열린다.



소보람은 동식물과 미생물의 상호작용, 이들의 생태와 상징적 의미가 인간의 삶과 문화를 어떻게 비추는지에 관심을 둔다. 미생물은 보이지 않는 힘, 경계와 전이, 순환과 변환, 위협과 공존의 양가성을 드러내는 상징적 존재로서, 작가의 탐구를 이끈다. 그는 미생물을 출발점으로 삼아 지배 권력 구조의 추상성을 도시, 장소, 지구와 같은 보편적 개념들과 연계하고, 사회와 공간 속에서 권력과 삶의 관계를 탐색한다. 이러한 과정을 바탕으로 생태적, 사회적 질서가 서로 얽히며 만들어내는 다층적 관계망을 드러내고, 인간의 위치를 사유한다.



신교명은 인간, 자연, 기술 간 관계와 상호작용을 탐구하며 변화하는 관계의 형상을 관찰하고 표현한다. 전통적 재료와 현대 기술을 결합해 인간과 기계, 자연과 인공물 사이의 새로운 상호작용을 실험하며, 로봇, 센서, 인공지능을 통해 움직임과 행위의 근원을 시각화한다. 최근 작업에서는 기계적 순환과 제의적 행위를 결합하여 존재와 지속, 기원과 의례를 성찰하며, 전시와 퍼포먼스를 통해 인간과 기술, 자연의 경계 재구성을 탐색한다.


한윤정은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가이자 연구자·디자이너로, 데이터 속 사회·문화·환경적 이야기를 뉴미디어 기술로 시각화한다. 그녀는 생체학 데이터 시각화, 환경 데이터 사운드화, 생성 예술, 오디오비주얼 인터페이스 디자인 등 다양한 매체를 탐구하며, 국내외 주요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에서 작품을 선보여왔다.




조영각은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뉴미디어 작가로, 자연과 기술, 가상과 물리적 환경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그는 AI, 데이터 사이언스, 로보틱스를 활용하여 불확실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현재에 투영하며, 국내외 주요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재 신매체 스튜디오 디렉터이자 (유)매드제너레이터 LLC 대표로 활동 중이다.


치우 위는 예술, 기술을 융합한 예술의 창작과 연구에 집중한다. 중앙미술학원 디자인학부 예술과 기술 전공 박사 학위를 취득한 작가는 현재 상하이대학교 미술학부에서 강의 중이다. 사운드, 비디오, 설치, 생물학 등의 혼합매체를 기술적 방법론과 결합해 기술에 내재한 본질적 논리와 언어적 관계를 탐구하고, 혼합 매체의 영향 아래 생명에 대한 인식을 조명한다.



김정환은 뉴미디어 작가로서 물질성과 비물질성, 뚜렷함과 모호함, 부분과 전체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며, ‘움직임’이라는 근본적 조건을 주목한다. 프로그래밍과 전자 회로를 활용하여 그래픽, 사운드, 인터랙션, 키네틱 아트 등 다양한 매체에서 실험을 이어오며, 관객의 생생한 감각적 경험을 창출하는 데 집중한다.





황인규는 멀티미디어 작가로, 조각·설치·사운드·키네틱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인터넷 커뮤니티, 알고리즘적 행위, 게임적 메커니즘 속에서 드러나는 시스템의 특성을 실험적 인터페이스로 제시한다. 그는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구조적 패턴이 사회적 맥락과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하며, 참여와 상호작용을 통해 시스템을 체험적으로 드러낸다. 이를 통해 관객은 일상의 디지털 환경을 새로운 감각으로 마주하게 된다.



2층으로...

송예환은 한국에서 태어나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디지털 시스템 속 ‘사용자’의 변화된 역할과 매끄러운 인터페이스 디자인이 숨기는 노동과 통제를 드러낸다. 장기 프로젝트 〈안티 유저 프렌들리〉를 통해 사용자가 데이터 추출과 알고리즘적 최적화 속에서 보이지 않는 노동자가 되는 현실을 비판하며 인터페이스의 ‘편리함’을 전복한다. 설치 작업을 통해 디지털 참여를 의식적인 행위로 전환하며, 인간이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자’, ‘도구’, ‘자원’으로 동시에 존재하는 조건을 질문한다.









우주+림희영은 유병준, 임희영으로 구성된 팀으로, 2004년부터 키네틱 조각, 드로잉, 인터랙티브 영상 등 다양한 매체로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를 드러내왔다. 그들은 인간성과 현실, 허구와 이상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며, 보이지 않는 현실을 허구적 이야기로 제시한다. 이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실험하고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최민규는 설치와 뉴미디어의 경계를 넘나들며 물질과 비물질, 익숙함과 낯섦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한다. 공간적 조형과 디지털 매체를 매개로 개인의 감각과 동시대 미디어 환경이 교차하는 장을 구축하며, 테크놀로지를 미학적 언어로 전환한다. 그는 급속히 변화하는 정보 환경 속에서 감각과 인식의 관계를 재구성하고, 물질적 경험과 디지털 감각이 공존하는 새로운 시각적 사유의 공간을 제시한다.


양민하는 컴퓨테이셔널 미디어를 다루는 작가이자 교육자이다. 그는 예술과 과학의 이종 교배, 기계의 생명성, 공진화, 알고리즘, 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다루며, 도구와 기술적 매개를 최대한 은닉하여 단순하고 직관적인 시각적 결과를 구현한다. 이는 기술이 드러나지 않을 때 오히려 관객의 몰입과 작품의 독립성이 강화된다는 작가의 믿음에 기초한다.













언폴드엑스 2025 전시였다.
'박물관,전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말(馬)들이 많네 (2) | 2026.01.01 |
|---|---|
| 한운성 - 그림과 현실 (0) | 2025.12.29 |
| 청계천 사람들: 삶과 기억의 만남 (1) | 2025.12.23 |
| 지구울림 - 헤르츠앤도우 (1) | 2025.12.20 |
| 미증유의 대홍수 - 1925 을축년 (0) | 2025.1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