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쾌하고 리듬감이 넘친다. 익살과 넉살이 무대 곳곳을 채우며 관객을 웃기고 울린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연출 오태석)’이 배경을 국내로 옮겼다. 캐퓰럿 가문과 몬테규 가문은 꽁지머리 집안과 갈머리 집안으로 바뀌고, 바뀐 가문의 이름에 걸맞게 각 집안 아이들은 ‘꽁지머리’와 ‘갈머리’로 머리를 틀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유일하게 남녀의 사랑이 주체가 된 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의 작품 중에서도 서정미가 극대화 된 거의 유일한 작품이다. 어린 두 남녀의 사랑과 죽음을 통해 어른들의 대립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사랑 이야기’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의 서정성과 의미를 그대로 가져왔다. 여기에 더해 오태석 연출만의 색깔을 듬뿍 입혀 한국의 정서로 완전히 탈바꿈 시켰다. 천방지축 줄리엣은 모험심이 강하고 적극적이며 어떤 면에서는 로미오보다 터프하다. 로미오는 용감한 동시에 수줍음이 많지만 사랑 앞에는 주저함이 없다.
작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캐릭터다. 영화나 다른 매체를 통해 ‘로미오와 줄리엣’을 접한 국내 관객들에게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 캐릭터는 조금 생소할 수 있다. 특히 줄리엣이 더 그러한대, 극 중 그녀는 시종일관 당차고 활기차다. 하지만 이들을 처음 접한 후 느끼는 생소함은 잠깐이며 이내 관객은 줄리엣의 천방지축 매력에 빠져든다. 한복 속에 가려져 있던, 사랑에 대한 줄리엣의 용감함이 무대 밖으로 표출 될수록 객석은 목화의 줄리엣에 많은 공감을 갖는 듯 했다.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단 100분으로, 다른 프로덕션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하면 통상적으로 짧은 시간이다. 시간은 짧지만 내용이 담은 깊이와 의미까지 얕은 것은 아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로미오와 줄리엣’을 깊숙이 느낄 수 있는 것은 오태석 연출만의 장면 구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면은 단순하다. 특히 첫날밤 장면은 군더더기가 전혀 없이 오직 두 사람의 내밀한 정서만으로 가득 차 있다. 또한 그렇기에 이 장면은 자칫하면 배우나 관객 모두 어색한 순간이 될 수 있을법한데, 오태석 연출은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아름다우면서도 장난기 가득한 장면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표현된 장면과 각각의 엉뚱한 캐릭터가 잘 어우러졌기에 장면의 묘한 분위기가 더욱 잘 살아나지 않았나 싶다.
색의 대비도 눈길을 끈다. 로미오의 소식을 기다리는 줄리엣이 흰 천 위를 덤벙덤벙 뛰어다니는 장면과 혼인을 앞두고 죽음을 가장한 깊은 잠에 빠져드는 줄리엣을 붉은 천으로 둘러싼 장면 등은 시각적 이미지를 강렬하게 남긴다. 극 전개와 무대 전환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면서도 전환된 무대는 뚜렷한 특색을 갖추고 있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대 전체의 색감을 바꾸는 시도 때문이다. 흰색, 붉은색으로 무대 배경을 바꾸는 것은 조명이 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바뀐 무대 위에서 관객은 주인공의 앞날을 예측할 수 있으며, 결국 무대와 관객은 극을 함께 전개시키는 관계로 맺어진다.
시작부터 작품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대사에 우리 가락이 얹히면서 빠른 전개는 억지나 어색함이 아닌 자연스러운 속도감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장면이 빠르게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두 가문의 젊은이들이 싸우는 장면, 첫날밤 장면 등은 오히려 완급을 조절하며 객석이 깊이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극 전개 속도의 밀고 당기기는 관객의 몰입을 더하는 이 작품의 노하우다.
극이 끝나갈 무렵, 객석에는 눈물을 닦는 관객들이 종종 보였다. 한바탕의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작품이다. 어린 자녀와 함께 하기에도 무리가 없는 만큼 연인은 물로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 뉴스에서
국립극장 - 달오름극장
건일이가 속해있는 극단 '목화'의 정기공연이다.
건일이가 2014년 초에 입단해서 처음본것이 드라마센터의 '백마강 달밤에' 였으니...
2년동안 약 20여편에 출연했구나.
올해 공연예정인데 몇개는 아직 못본거다.
시작전
사진은 원래 금지라서 건일이중심으로 몇장만 담아보았다.
오프닝
두 주인공
비극적 결말로 다가가고...
공연이 끝나고 인사다.
목화 페이스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