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현대의 굴곡진 역사가 담긴 SeMA의 마당과 카페 공간은 전시의 시작점으로 예술감독팀은 이곳을 ‘부활카페’라고 새로이 명명했다. 특히 비엔날레 개막식 당일, SeMA 마당에서는 작가 이승택의 ‘분신행위예술전’(1989/2025)이 펼쳐졌다. 대지미술과 한국 무속 전통을 결합하는 이승택은 마당에 조각상을 배치하고, 불사르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예술을 물질로부터 분리해 영적 해방을 이루는 이 작품은 물질을 불사르는 행위, 즉 소멸의 행위로부터 새로운 예술을 탄생시키는 작업이다. 타오르는 불티와 함께 탄생한 새로운 예술은 ‘부활카페’라는 이름과 조화를 이룬다. 전시는 ‘어제 온다면, 내일은 최초가 되리라’클러스터로 이어진다. 사회 개혁가이자 건축가였던 루돌프 슈타이너, 조지아나 하우튼, 힐마 아프 클린트, 데구치 오니사부로, 엠마 쿤츠, 백남준 등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패러다임을 창조한 작가나 인물들의 작품이 전시장의 도입부에 펼쳐진다. 예술감독팀은 이미 고인이 된 작가들을 다룸으로써 전시를 역사적 부분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강령회란 결국 물리적으로 부재한 이들과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고인이 된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관람객들과 연결되며, 관람객들을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중간지대로 안내한다. ‘마녀와 영매의 것’클러스터에서는 자연세계와 초자연세계와 연결된 마녀, 점성가, 예언가와 관련된 작품들을 다룬다. 마녀가문에서 자란 작가 요하나 헤드바는 18세기의 마법 주문서 『악마학과 마법 개요서』에 수록된 수채화를 재제작한 두 점의 직물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 마야 데렌은 미완성 단편영화 ‘마녀의 요람’(1944)에 오컬트 의식을 펼치는 마녀를 등장시킨다. 거울을 통한 분열증적인 미장센과 인물을 포위하는 끈, 박동하는 심장 모형, 어지러운 쇼트들은 관람객들을 마녀의 몽환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수잔 트라이스터의 ‘헥센 5.0’(2023~2025)은 전통 강령회의 형식을 참고해 거대한 직사각형 테이블 위에 펼쳐진다. 타로 카드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린 수채화 78점은 타로 카드의 요소들을 현대 과학기술, 실천, 미래의 담론 등의 다양한 분야로 치환하며 과학, 예술, 영성이 서로 구분되지 않고 얽혀 있던 과거의 전통을 다시 이어나간다. 전시는 ‘트랜스’, ‘실천적 우주론’, ‘아픔을 치유하고, 망자를 일으키며, 환자를 씻기고, 귀신을 쫓아내라’, ‘테크네’, ‘등가 교환’ 클러스터를 지나며 트랜스·오컬트·원소적 얽힘·치유·기술 등 우리가 미신이라고 생각하는 영적 실천의 다양한 형태를 담아낸다. 그런가 하면 ‘적들이 승리한 세상에 망자의 안식은 없다’에서는 조상으로부터 받은 문화적, 정치적 유산이 영적 실천을 통해 현재에까지 이어져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양한 문화권의 전통에서부터 우주론에 이르기까지 여러 관점에서의 영혼의 기술들이 각각의 클러스터에서 다뤄진다. 예술감독팀은 클러스터의 전환을 통해 관람객이 강렬함·고요함·대면 등 서로 다른 집중의 상태를 오가도록 이끈다. 관람객들은 공간별로 조율된 색의 파동에 주파수를 맞추며, 어제의 죽은 이들과 조우하고 또 다른 세계와 연결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번 비엔날레를 위한 작업들을 커미션하는 과정에서 예술감독팀은 개념을 단순히 ‘삽화화’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대 작가들이 이미 수행해온 실천과 탐구를 확장하도록 지원했다고 말한다. 키부 루호라호자와 크리스티안 니암페타, 아노차 수위차콘퐁의 영화 작업이나, 터전을 잃은 개인과 공동체의 경험을 통해 광범위한 정치적 역사를 탐구하는 제인 진 카이젠의 퍼포먼스 작업 ‘동요’(2025)는 각 작가가 오랫동안 문화적 맥락 속에서 진행해온 프로젝트의 연장선이었다. 또 히와 케이의 경우 자신의 병증을 현대 의학이 아닌 지역의 전통 치료사의 치료로 치유한 개인적 경험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은 ‘당신은 무엇도 느끼지 못할 겁니다’(2025)를 만들어냈다. 이들 작업은 단순히 일시적인 비엔날레 전시를 위해 제작된 것이 아니라, 각 작가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주제를 심화하고 확장한 결과물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접근법을 활용해 예술감독과 작가들은 관람객들이 부재하는 세계, 혹은 존재와 마주하게 한다. 이들은 부재에 이름을 붙이고, 형태를 부여하고, 부재 바깥의 것들을 담아냄으로써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을 가시적으로 소환해낸다.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해온 친밀한 미신들과 조우할 수 있는 이번 비엔날레는 11월 23일까지 진행된다. - 뉴스











































2층으로...











3층으로...





1층으로 내려오며 답사를 마친다.

이해하기 어려운 전시였다.
'박물관,전시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신·구법천문도 복원기 (1) | 2025.11.25 |
|---|---|
| 헌법재판소 전시관 (0) | 2025.11.22 |
| 서울대 미술관 - 차원확장자 (0) | 2025.11.13 |
| 북촌 지우헌 (知尤軒) (0) | 2025.11.12 |
| 넷마블 게임박물관 (0) | 2025.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