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추억거리 여행

목화 - 태 (胎)

메탈 2016. 7. 7. 07:56

오태석(吳泰錫)이 지은 희곡. 안민수(安民洙) 연출, 유덕형(柳德馨) 조명으로 1973년 9월 드라마센터 극단에 의하여 공연되었다. 소재를 사실(史實)에서 얻어온 작품이나 재래의 역사극과는 전혀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단종의 폐위와 사육신의 등장 등 역사적 사실이 극의 줄거리를 이루나, 작품의 초점은 사육신 중 한 사람의 자손이 노비의 헌신적 노력에 의하여 단절을 면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그 이야기조차도 사실적 흥미를 돋우는 것은 아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것은 피비린내나는 권력의 투쟁과 무자비한 정치의 비인간성에 대립하는 것으로서 한 아기의 출생, 즉 태로 이어지는 면면한 생명의 존엄성이다. 대담한 생략과 압축의 수법을 통하여 시각적으로 처리한 무대가 돋보였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연출수법과 조명사용이 한국연극사상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신숙주가 펼치는 기나긴 흰 두루마리의 시각적 효과가 주는 학살의 잔혹성, 끝없이 이어져나가는 붉은 탯줄의 시각적 표출 같은 상징성은 작품의 의미를 구체화시켜 보여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희곡이 가지는 재래적 의미의 결락(缺落)이 오히려 작가 오태석의 함축된 장면처리와 대사로 해서 새로운 연극적 언어로 변신할 수 있었다. 뒤에 한두번의 새 연출을 거쳐 해외에 소개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 백과사전


수양대군의 왕위찬탈 과정을 다룬 작품, 연극 ‘태(胎)’가 무대에 올랐다. 오태석 연출이 9년 만에 직접 작·연출을 맡으며 더욱 관심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인 1974년 안민수 연출이 총 지휘를 맡으며 초연을 올린 바 있는 연극 ‘태(胎)’는 초연 이후 1980~1990년대를 거치며 꾸준히 관객들과 만난 바 있다.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을 통해 당시 한국 사회의 현실을 고스란히 비판해 더욱 공감을 사기도 했다.

극 중 배경은 1453년 계유정난이 일어나던 시기다. 단종을 폐위시키기 위한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과정 속에서 죽어간 수많은 생명을 이야기 하며 ‘권력’과 ‘생명’의 관계를 오태석 연출 특유의 ‘움직임’과 ‘직관’으로 보여준다. 
 
작품에서 세조는 왕위를 찬탈하는 과정 속 자신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숙청한다. 특히 단종의 충신들, 그 중에서도 사육신의 죽음이 대표적인데 세조는 충성을 약속하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노라 설득하지만 그 어떤 요구도 단종의 충신들에게는 소용없다. 결국 사육신인 박팽년, 하위지, 성삼문 등을 모두 숙청한 세조는 태중에 아이를 품고 있는 손부의 목숨까지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세조의 어명에도 불구하고, 시아버지 박중림을 죽이면서까지 태중의 아이를 지키려는 손부는 아이를 출산이라도 할 수 있도록만 허락해 달라고 눈물로 호소한다. 이에 세조는 ‘아들이면 죽이고 딸이면 기를 것’을 허락 하지만 결국 아들을 출산한 손부는 제 손으로 아이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을 들은 남종은 이제 막 태어난 자신의 아이를 손부의 아들과 바꾼다. 자신의 핏줄을 포기하고 주인의 핏줄을 승계하려는 남편의 충성 속에서 여종은 정신을 놓은 채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사방팔방 헤매고 다닌다.

극의 줄거리만 보면 영락없는 역사극이다. 하지만 이면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과거 속에 갇힌 역사극이라기보다 현대 사회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새로운 ‘역사극’이다. 텍스트와 시대 설정에 박제되지 않은 이야기라는 의미다, 또한 세조라는 권력 속에서도 끝끝내 살아난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품고 있어 작품이 해석되고 받아들여지는 영역은 확대된다.

이 작품이 70년대에 쓰였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데, 당시 시대적 이데올로기 속에서 수많은 희생이 난무했던 가운데 ‘권력’ 속에서도 끝내 유지된 ‘생명’이 있었음을 작가는 이야기 하고 있다. 역사가 요구한 것은 기성세대의 피가 아닌, 세상을 바꾸려는 젊은이들의 피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한 작가는 그러한 가운데서도 끈질기게 살아남고 유지되는 핏줄을 통해 ‘태’의 강인함을 이야기하고자 한 것이다.

특히 극 중 가장 어린, 막 태어난 어린 태아의 목숨이 시대의 이데올로기 때문에 좌지우지 되는 장면은 가장 긴장감이 서려있다. 자신의 아이를 주인에게 내주게 된 여종과, 여종의 아이를 단칼에 죽이는 손부의 태도는 시대의 비극을 극대화해 보여준다.


연극 ‘태(胎)’는 목화의 특징을 그대로 옮겨놓은 작품이다. 빠르게 전환되는 무대 속에서 작품 역시 빠른 호흡으로 전개된다. 거의 30명에 달하는 배우가 등퇴장을 반복하지만 거듭 훈련된 움직임 덕분에 모든 동선이 안정적이다. 기동력이 좋은 무대라고 해야 할까. 장면마다 배경이 수시로 뒤바뀜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그 과정을 무리없이 이어간다. 더불어 그 안에서 배우의 연기 역시 흐트러짐 없이 중심을 잡고 나간다. 생략과 비약, 즉흥성이라는 목화의 특징이 고스란히 스며든 동시에 작품은 할 말을 다한다. 러닝 타임은 80분으로 생각보다 짧지만, 객석이 가져가는 감동은 시간에 비할 것은 아니다.

이번 무대에는 실력파 배우가 대거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지며 더욱 관심을 끌기도 했다. 박중림 역의 오현경 배우, 신숙주 역의 정진각 배우가 출연할 뿐 아니라 세조 역에는 손병호 배우, 종 역의 성지루 배우가 함께 해 관객의 반가움을 얻고 있다.

그야말로 ‘연극성이 짙은 연극’ 이다. 빈 무대가 어떻게 채워지고 다시 비워지는지, 그 안에 남겨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접할 수 있는 시간이다. 공연은 오는 12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 뉴스




사람들이 많아 좋았다.











시작전...















연극이 끝난후


목화 페이스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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