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전시장

기다림의 맛, 시_간

오솔 길 2024. 12. 20. 10:15

국립농업박물관 기획전시

<기다림의 맛, 시_간>은 한식의 기본이 되는 ‘장(醬)문화’를 재조명하고 2024년 유네스코 등재를 기원하는 전시로, 장(醬)이 지닌 역사성과 전통성을 되짚어 보고, 우리 발효 음식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1부 장(醬)의 과거를 보다’는 농경의 시작과 함께 발효 음식을 먹었던 우리 선조들의 과거를 돌아보고 콩 재배와 장(醬)과 관련된 기록과 유물을 소개한다.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농서 ‘제민요술’에 기록된 황고려두와 흑고려두를 통해 고구려부터 콩을 재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우리 선조들이 오래전부터 장을 만들어 먹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는 ‘고구려 항아리’와 ‘안악 3호분’(고구려)’ △장이 전국으로 배송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고려시대 ‘죽찰’ △특히 샘표에서 장 발효 과정을 사각 메주 틀과 스피커로 표현한 작품 ‘Ferment(발효되다)’를 통해 장이 익어 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2부 생명을 만들다’는 우리나라 장 담그기 문화를 소개하고 우리의 발효 음식인 장(醬)을 더 가까이 느껴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를 구현했다.
△장의 필수요소인 물·소금·메주가 담긴 옹기 속에서, 미생물들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탄생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미디어아트 ‘옹기 속 생명 이야기’ △장 담그기 좋은 날을 기록하고 있는 ‘규합총서’, 순창고추장을 예찬한 ‘해동죽지’ △왕실에서도 장을 엄격하게 관리했다는 기록과 장고를 관리하는 ‘장꼬마마’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경국대전’과 ‘낙선재 주변’ 자료 등이 전시되어 있다.

​‘3부 과거부터 미래를 먹다’는 식품명인들을 통해 과거의 전통 장문화를 현대에서 만나 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또한 장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기원하며 제출한 ‘유네스코 신청서’ 및 ‘동의서’와 세계의 다양한 발효 음식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조정숙 명인의 ‘씨간장 장석’은 항아리 속에 생긴 소금 결정으로,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과 시간의 흐름을 느껴 볼 수 있다.

​마지막 에필로그에서는 ‘버선본에 소원 빌기’ 라는 참여형 전시를 마련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버선본에 소원과 관람 후기를 써보며, 우리 전통 장문화와 발효 음식의 중요성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다가오는 12월 파라과이의 아순시온(Asuncion)에서 열릴 예정인 ‘제19차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 위원회’에서 ‘한국의 장문화’ 등재 심사가 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이어져온 공동체 및 개인의 장문화가 김장 문화에 이어서 유네스코에 등재되기를 기원한다.

​황수철 국립농업박물관장은 “기나긴 여름이 지나고 수확의 계절을 맞아, 하반기 기획전을 개최하게 되었다”라며, “이번 전시로 우리나라 장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길 소망하며, 한식의 밑바탕이 된 장문화의 가치를 느껴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